PDC 다트 중계를 처음 보는 사람은 경기 시작 전 장면에 꽤 놀랍니다. 아직 다트 한 개도 안 던졌는데, 관중 수천 명이 일어나서 다트 선수 입장곡을 떼창하고 있거든요. 이 글에서는 입장곡 문화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대표 선수들은 어떤 곡을 쓰는지, Alexandra Palace를 콘서트장으로 만든 명장면을 정리했습니다. 마지막엔 질문도 하나 있어요. 당신이 무대에 오른다면, 어떤 곡으로 입장할 건가요?
다트 입장곡이란: 첫 다트 전의 1분
프로 경기가 시작되기 전, 선수는 자기 노래에 맞춰 백스테이지에서 무대까지 걸어 나오며 관중과 하이파이브를 합니다. 장내 아나운서는 선수의 풀네임과 별명을 크게 외치죠. 이걸 워크온(walk-on)이라고 하고, 그때 나오는 노래가 선수의 입장곡입니다.
역할은 복싱이나 프로레슬링 입장 음악과 같습니다. 전주만 들어도 누가 나오는지 관중이 알고, 선수는 투구선에 서기 전에 텐션을 끌어올립니다. 오래 쓴 곡은 별명만큼이나 선수와 떼어낼 수 없게 되죠(별명 이야기는 다트 선수 별명의 유래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입장곡의 시작: Bobby George와 TV 시대
입장 퍼포먼스의 원조로 꼽히는 사람은 잉글랜드 베테랑 Bobby George입니다. 왕관을 쓰고, 스팽글 망토를 두르고, 촛대를 들고, Queen의 'We Are the Champions'에 맞춰 무대에 올랐습니다. 본인 말로는 스페인에서 경기할 때 본 반짝이 옷 입은 엘비스 모창 가수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나중엔 "입장 음악을 처음 튼 사람은 나"라고 했는데, 이유는 당시 경기가 "좀 지루하고 너무 조용해서"였습니다.
입장곡을 표준 순서로 만든 건 1990년대 초 영국다트협회(BDO)에서 갈라져 나온 PDC입니다. Sky Sports와 손잡고 입장 음악, 불꽃, 조명을 한꺼번에 TV에 올렸고, 다트는 펍 게임에서 하나의 쇼가 됐습니다. 2008년부터 PDC 세계선수권은 매년 12월부터 1월까지 런던 Alexandra Palace(애칭 Ally Pally)에서 열리고, 이곳이 세계에서 가장 큰 다트 파티 현장입니다.
대표 선수 입장곡 한눈에 보기
입장곡은 바뀌기도 합니다. 아래 표는 최근 몇 년간 오래 쓴 버전을 기준으로 했고, 바뀐 경우는 따로 적었습니다.
| 선수(별명) | 입장곡 | 비고 |
|---|---|---|
| Phil Taylor(The Power) | 'The Power' Snap! | 별명과 곡 제목이 같음, 은퇴 |
| Michael van Gerwen(Mighty Mike) | 'Seven Nation Army' The White Stripes | 오래 사용 |
| Luke Littler(The Nuke) | 'Greenlight' Pitbull feat. Flo Rida & LunchMoney Lewis | 데뷔 때부터 |
| Luke Humphries(Cool Hand Luke) | 'I Predict a Riot' Kaiser Chiefs | 2024년 4월부터, 이전엔 'Cake by the Ocean' |
| Peter Wright(Snakebite) | 'Don't Stop the Party' Pitbull feat. TJR | 오래 사용 |
| Gerwyn Price(The Iceman) | 'Ice Ice Baby' Vanilla Ice | 최근 잠깐 다른 곡으로 바꾼 적 있음 |
| Michael Smith(Bully Boy) | 'Shut Up and Dance' Walk the Moon | 오래 사용 |
| Gary Anderson(The Flying Scotsman) | 'Jump Around' House of Pain | 오래 사용 |
| Nathan Aspinall(The Asp) | 'Mr. Brightside' The Killers | 2019년부터 |
| Stephen Bunting(The Bullet) | 'Titanium' David Guetta feat. Sia | 이전엔 'Surfin' Bird' |
| Daryl Gurney(Superchin) | 'Sweet Caroline' Neil Diamond | 오래 사용 |
| Rob Cross(Voltage) | 'Hot Hot Hot' Arrow | 오래 사용 |
| Paul Lim(The Singapore Slinger) | 'Walk of Life' Dire Straits | 싱가포르의 전설 |
| 아사다 세이고(The Ninja) | 'The Beginning' ONE OK ROCK | 일본 소프트 다트 대표 선수 |
표에 나온 몇몇 선수의 자세한 이야기는 유럽 스틸 다트 선수 소개와 말레이시아·대만·홍콩 다트 선수 소개에서 볼 수 있어요.
다 같이 떼창: Ally Pally의 명물 합창
다트 현장이 콘서트 같은 이유는 관중이 노래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경기장 전체가요. 자주 들리는 예를 몇 개 꼽으면:
- 'Chase the Sun' Planet Funk: 특정 선수의 입장곡이 아니라 PDC 전체의 '응원가'입니다. Sky Sports 중계에 쓰이고, 세트 사이 휴식이나 경기가 끝날 때마다 나옵니다. 전주에 맞춰 관중 전체가 소리를 지르고, 이 노래가 들리면 한 세트가 끝났다는 뜻이에요.
- 'Mr. Brightside': Nathan Aspinall의 입장곡. 전주가 나오자마자 떼창이 시작돼서, 본인이 무대에 올라간 뒤에도 안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Sweet Caroline': Daryl Gurney가 가는 곳마다 관중이 따라 부릅니다. 세계선수권에서 이긴 뒤 직접 마이크를 잡고 관중을 이끌고 한 소절 부른 적도 있어요.
- 'Titanium': Stephen Bunting의 입장곡. Ally Pally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Sky Sports가 영상 제목을 아예 'Bunting Mental'로 붙였을 정도입니다.
이런 분위기엔 부작용도 있습니다. Aspinall 본인 말로는 "5천 명이 소리 지르며 이 노래를 부르면 나도 따라 부를 수밖에 없다". 아드레날린이 너무 올라가서 진정하는 데 몇 분이 걸리고, 그렇게 첫 한두 레그를 내주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그래도 곡은 안 바꾼다고 했습니다. 이 노래가 가져다준 인기와 응원이 너무 크니까요.
입장곡 뒤의 작은 이야기: 고른 이유도 가지각색
- Luke Littler: 10살 때 미국 올랜도에서 WrestleMania 33을 보며 현장에서 'Greenlight'를 신나게 따라 불렀고, 나중에 그 곡을 입장곡으로 정했습니다.
- Michael van Gerwen: 'Seven Nation Army'를 고른 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같은 멜로디로 "Oh, Robin van Persie"를 불렀기 때문입니다.
- Luke Humphries: 2024년에 'Cake by the Ocean'에서 'I Predict a Riot'으로 바꿨습니다. 리즈 유나이티드 팬인데, Kaiser Chiefs가 리즈 출신 밴드거든요.
- Jonny Clayton: 원래 'Mr. Brightside'를 쓰고 싶었는데 아내에게 거절당해서, 곡 제목에 자기 이름이 들어간 'Johnny B. Goode'로 정했습니다.
- Rob Cross: 'Hot Hot Hot'은 본인이 고른 게 아니라 PDC, 스폰서와 상의해서 정한 곡입니다.
- Gary Anderson: 'Jump Around'를 어떻게 고르게 됐냐는 질문에 본인도 모르겠다며 "쓰다 보니 익숙해졌다"고 답했어요.
일본 선수들의 선택: ONE OK ROCK부터 애니송까지
일본 선수들은 일본 노래로 입장하는 경우가 많아서, 영국 팝이 이어지는 밤에 유독 눈에 띕니다. 아사다 세이고는 ONE OK ROCK의 'The Beginning'. 가장 화제가 된 건 사카이 모토무입니다. 2026년 대회 세계선수권 데뷔전에서 애니메이션 '꼬마마법사 레미'(원제 おジャ魔女どれみ)의 주제가 'おジャ魔女カーニバル!!'에 맞춰 춤을 추며 입장했고, Ally Pally가 완전히 달아올랐습니다. 1라운드에서 Thibault Tricole을 3-0으로 꺾었고, 경기 후 "춤을 출수록 다트가 더 잘 날아간다"고 말했어요.
다른 일본 선수는 일본 다트 선수 소개, 사카이 모토무의 자세한 이야기는 사카이 모토무는 누구인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무대에 선다면, 입장곡은 뭘로?
입장곡을 고르는 건 결국 한 가지 질문에 답하는 일입니다. 관중이 어떤 기분으로 나를 맞이했으면 좋겠는가. 다 같이 부를 수 있는 국민 노래, 이름과 운이 맞는 노래, 응원하는 팀의 응원가, 아니면 사카이처럼 나만 틀 수 있는 노래.
다음에 AI DARTS에 오면 친구들과 이 질문으로 먼저 놀아 보고 Phoenix 머신에 올라가 보세요. 큰 대회 기간에 가게에서 중계를 하는지는 LINE 공지를 확인해 주세요. 친구들과 보면서 던지고 싶다면 다트 바에서 경기 보는 법을 먼저 보면 좋습니다. 배고프면 메뉴는 여기.